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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러 간 게 아니었다.. 함께 가을을 보내러 갔다 (오마이뉴스, 26.10.27) 게시판 상세보기

[중등특수교육과] - 학과소식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가르치러 간 게 아니었다.. 함께 가을을 보내러 갔다 (오마이뉴스, 26.10.27)
작성자 특수교육과 등록일 2026-10-28 조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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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일을 돕거나 무엇을 가르치기 위해 만난 자리가 아니었다. 함께 걷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이 이날 일정의 전부이자 목적이었다.


지난 23일 충남 논산시 탑정호에 논산발그래일터에서 근무하는 장애청년 20명과 건양대 특수교육과 학생 10여 명이 가을 나들이에 나섰다. 건양대 창의력개발연구소와 논산발그래일터가 마련한 '탑정호 가을 산책'이었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호숫가에서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짝을 이뤘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한 게임을 즐겼다. 출렁다리도 함께 건넜다. 작업장과 강의실에서 각자의 하루를 보내던 이들이 이날은 같은 길을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후 호수 주변 카페로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시며 대화를 이어갔다. 서둘러 다음 순서를 소화할 필요 없이, 함께 걷던 사람과 식탁에 마주 앉고 차 한 잔을 나누는 하루였다.

 지난 23일 충남 논산 탑정호 인근 카페에서 건양대 학생들과 장애인보호작업장 논산발그래일터 청년들이 호수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산책을 마친 이들이 자리를 함께하며 호숫가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건양대 창의력개발연구소)
▲지난 23일 충남 논산 탑정호 인근 카페에서 건양대 학생들과 장애인보호작업장 논산발그래일터 청년들이 호수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산책을 마친 이들이 자리를 함께하며 호숫가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건양대 창의력개발연구소) ⓒ 서준석

특수교육과 2학년 최준모씨에게도 이런 만남은 흔치 않았다. 장애인을 가르치고 지원하는 방법을 공부하지만, 장애가 있는 또래와 편안하게 어울릴 기회는 생각보다 적었다고 했다. 

최씨는 "함께 산책도 하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며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라기보다 친구처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동행한 학생들은 하주현 교수가 지도하는 특수교육과 '여행나누리' 동아리 회원들이다. 2014년부터 장애인과 그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을 이어왔다. 여행길에서 만나고 여가를 함께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는 활동이다. 이번에는 학교에서 가까운 탑정호가 만남의 장소가 됐다.

논산발그래일터 청년들에게는 작업장을 벗어나 또래 대학생들과 어울리는 시간이었다. 일터의 동료와는 다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웃었다. 허미란 논산발그래일터 원장은 청년들의 그 편안한 표정을 반겼다.

허 원장은 "우리 청년들이 대학생들과 함께 탑정호를 걸으며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웃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며 "직업생활뿐 아니라 여행과 여가, 친구와의 만남 등 다양한 지역사회 경험을 누릴 기회가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할 곳을 갖는 것은 장애청년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중요한 토대다. 그 삶에는 일을 하지 않는 시간도 있다. 누구와 나들이하고,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이날 산책은 장애청년의 일상에서 일자리만큼 살펴야 할 또 다른 부분을 보여줬다. 

 

출처: 오마이뉴스 26.10.27 가르치러 간 게 아니었다... 함께 가을을 보내러 갔다 - 오마이뉴스​